한나라당 사상초유 날치기, 본회의 취재 봉쇄…“파시스트 국가 스스로 입증”

언론
이 통제된 상태에서 진행된 초유의 국회 ‘날치기 처리’ 사건이 발생했다. 언론 취재가 봉쇄된 것은 2004년 3월 12일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없었던 일이다. 당시에도 언론은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과 기자석에서 현장을 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이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날치기 처리는 언론을 통제한 채 진행됐다. 한나라당이 행동에 옮기기 전 언론의 국회 본회의장 출입은 봉쇄됐다. 언론의 항의가 있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회 본회의가 열리면 인터넷 생중계를 진행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외였다. 국회 인터넷 생중계는 차단됐다. 국회 사무처 신중돈 홍보기획관은 “비공개로 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을 보고 받았다. (공개 여부를) 조정할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주도의 한미FTA 날치기 처리는 언론 통제 등 철저한 준비 속에 진행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장을 취재하려는 기자들은 국회 사무처의 언론 통제를 뚫고 취재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한나라당이 숨기고자 했던 것은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하는 한미 FTA 처리 과정이다.

국회 본회의 주요 결정 사항을 언론 통제 속에 진행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이강택 위원장은 “더는 이 나라에서 어떤 형태로든 민주주의라는 말을 쓸 수 없게 됐다. 한미 FTA 날치기 처리는 독재 파시스트 국가임을 스스로 입증하는 일”이라며 “국민의 알권리와 언론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사회가 어떻게 민주주의냐”라고 비판했다.

한국경제 정치부장을 지낸 민주당 김영근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회 사무처는 본회의장 여야 의원들의 언행이 국민적 관심사인데도 기자들의 본회의장 취재를 봉쇄하고 있다. 군부독재 시대와 엄혹했던 5공 때도 없었던 폭거”라고 비판했다.

언론 통제 속에 한나라당 주도의 한미 FTA 비준안 처리는 강행됐다. 이날 오후 진행된 국회 본회의 표결은 찬성 151명, 반대 7명, 기권 12명으로 가결됐다. 그러나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이 터지는 등 이날 한미 FTA 날치기 처리는 사상 초유 사건의 연속이었다.

조승수 의원은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를 밥먹듯이 시도하는 한나라당은 이번에도 국회의 합의 정신을 이반하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더럽혔다. 이번 날치기는 헌정사상 유례가 없는 것으로 이에 대한 김선동 의원의 최루탄 투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이 법안을 날치기 처리한 예는 있지만 국가 간의 협정을 날치기 처리한 것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라는 점에서 이날 사건은 두고두고 한국 정치사에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5개월 앞으로 다가온 19대 총선을 고려할 때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선택이지만, 한나라당은 이를 감행했다. 한나라당의 이번 날치기 사태에 따라 정국은 급랭할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사진 오른쪽부터)

한나라당은 정치 파국을 무릅쓰고 이러한 선택을 한 셈이다. 국민들에게 물리력을 동원한 국회 의사진행에 참여할 경우 19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약속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다.

 야당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국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 것인지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국민의 미래와 국가의 주권에 이토록 큰 영향을 끼치는 문제를 일방적으로 날치기 폭력 통과시킨 한나라당은 국민의 힘으로 해체시켜야 한다. 더불어 이번 국회든, 다음 국회에서든 한나라당을 해체시키고, 전원 낙선시켜 한미FTA를 반드시 무효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헌정 사상 최악의 날치기, 의회쿠데타로 일으킨 한나라당은 국익을 팔아먹은 매국노당이며, FTA 날치기에 찬성한 151명은 매국노 의원들이다. 역사는 한미FTA를 날치기 비준한 매국노당 한나라당의 매국노 의원들을 반드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예산 관련 의원총회 한다던 한나라당은 오늘 예정에도 없던 본회의를 기습작전으로 열었다. 날치기도 보통 날치기가 아닌 역사적으로 전무후무한 비공개회의로 한미FTA를 결국 날치기 처리했다"면서 "박희태 국회의장과 정의화 국회부의장은 오늘 날치기의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희태 국회의장은 "합의 처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그렇게 되지 못한 것을 죄송스럽고 유감으로 생각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의 깊은 이해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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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리니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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